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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4 Lago Titicaca기록 2016. 5. 12. 10:23
2016년 5월 7일 ~ 10일
페루와의 접경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에 다녀왔다.
중간에 들른 곳이 여러군데 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티티카카 호수 였던 것 만큼
"티티카카 호수에 다녀왔다."고 말하고 싶다.
볼리비아로 오면서 들었던 곁가지 생각들 중 하나가 '티티카카 호수에 가고 싶다.'였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경로는 이렇다.
코차밤바-라파스-코파카바나-티티카카 호수(태양의 섬).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호수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평안해졌다.
특별히,
호수 안에 있는 태양의 섬에 머물렀었다.
거기 있는 호텔에서 적은 일기의 한 부분이다.
"여긴 Isla del sol.
문명의 시작점 중 하나다. Manco capac, Mama ocllo. 두 남매(두 부부)가 세운 잉카문명의 맥이 여기에 살아있다.
집에 돌아가서 더 공부해 볼 부분이다.
지구 반대편 어디에선가 사람들의 삶이 시작되었고,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면,
문명의 발전과 기술의 발달로 덧칠된 현대사회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나는 그런 옷을 입고 있다. 편리와 이윤이라는 IDEA가 모여 만들어진, 그런 옷 말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생각도, 바라보는 시선도 '현대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틀을 부수고 싶다.
오히려 순종적이고 순리에 따르는 고대인의 마음이 되고 싶다.
더 많이 알고 더 빠르고 장악하는 그런 모습이 되기 싫다."
이 호수의 큰 밑밭침은 잉카 문명인데
사실 부끄럽게도 잉카 문명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했다.
다만 오래전의 생활방식을 유지해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가 아는 방식들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꼭 전기가 있어야 하고, 꼭 발전된 문명 곁에서 살아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
코파카바나에는 Trucha(송어) 요리가 유명하다.
트루챠 요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늘어선 것을 볼 수 있고, 레스토랑에도 꼭 이 메뉴가 있다.
그런데!
원래 이 호수에서만 서식하는 티티카카 오레스티아스라는 희귀종 물고기가 있었는데,
1930년대 남미로 이주한 미국인들이 북미산 송어를 먹고싶다고 청을 한 탓에
미국 내무성이 송어를 잡아와서 티티카카호수에 방류했다고 한다.
30년도 채 못되어 원래 살던 어종은 멸종하고 송어가 남게 되었다.
(출처: 나무위키 '티티카카 호')
슬픈, 이야기.
약자는 사라져가고 강자가 포식하는 세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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