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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로 지내는 요즘의 묵상이다.
고해성사를 기다리는 중. 기다리는 줄 순서가 엉킬 뻔 했는데 함께 기다리는 신자들이 바로 잡아 준다. 말 못하는 외국인을 배려해준다.
사랑의 언어를 쓰는 사람은 세상 어디나, 사랑의 언어를 쓰는 곳에서 소통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악의 언어를 쓰면 악의 언어를 쓰는 곳에서 소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의 언어를 쓰는 사람은 악의 언어를 쓰는 곳에서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벙어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통하지를 않는다.
예수님도 사형장에서 침묵할 수 밖에 없으셨다. 벙어리가 된다고 소통이 안 된다고 닦달하거나, 되게 만들려고 한다거나, 욕심 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벙어리로서 그 상황을 견디어 내는 것이 사랑의 언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랑의 언어를 알아들을 때까지 이 길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몫인 것이다.
@ Cala Cala 성당 고해소. 오른쪽에 작은 문 안에 신부님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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