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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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된 아이의 장례식기록 2017. 1. 30. 05:31
우리 공소에 복사단을 열심히 이끌어가는 제니퍼 사촌이 죽었다.태어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머리에 종양이 있어서, 어제 오후 하느님 품으로 갔다. 사도예절을 드리러 집으로 갔는데조그마한 관이 앞에 보였다. 열었더니 조그마한 아기가... 처음으로 아이를 위한 장례를 드렸다.가슴에서 울컥하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것은 무엇일까. 신자분들에게 말씀드렸다.'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허나 하느님 앞에서는 길게 살았느냐, 짧게 살았느냐보다 사랑을 지니고 살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기억합시다. 이 아이는 그 짧은 삶을 통해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사제로서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 말이 지금 이순간은 그들에게 가 닿지 못함을 안다. 그저 가슴이 덜컥이는 안타까움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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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5 마추픽추 Machu Picchu기록 2017. 1. 28. 08:27
한국에서 남미로 여행오는 친구들을 동반하러 페루에 다녀왔다.그 종착점은 바로 '마추픽추'였다. 일주일이 넘은 지금도 그 감흥이 남아있는 그곳은참 놀라운 장소였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장소가 주는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마추픽추를 다녀온 일정 및 정보를 남겨둔다. 마추픽추 일정(17.1.19) 1° dia08:30 호텔 아침식사09:45 사무실10:00 출발12:36 기차14:00 아구아 깔리엔떼 도착점심 식사맥주 한잔휴식21:00 가이드 만나 설명 듣기저녁식사로 라면, 피자, 맥주(호텔 방에서) 2° dia4:00 이른 아침식사 4:30 줄서기5:20 출발6:00 마추픽추 관람06:30 2시간 가이드 투어08:30~그 후 자유롭게 마추픽추 둘러보기12:00 버스타고 내려오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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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기록 2017. 1. 1. 21:19
오늘 아침, 6시 30분에 눈이 떠졌다.씻고서 경당에 들어가 기도를 드렸다. 장궤하는데 이런 기도가 흘러나왔다.'하루하루를 잘 살게 해주세요'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정말 소박하고 가난한 마음은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해야지, 공부해야지, 인터넷 덜 해야지계획들로 첫날들을 채우던 과거들 다시 돌아오는 자리는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이다. "구유를 바라보며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을 만납니다. 희망과 불안 그리고 의문을 동시에 짊어진 젊은이들의 모습입니다. 아기이신 하느님을 키운다는 미래의 쉽지 않은 일을 바라보는 젊은이의 모습입니다."(1월1일 전야미사 papa francisco 강론 중) 아이를 키운다는 미래의 불투명성, 불확실성.마리아와 요셉이 겪었을 중압감, 불안감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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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일 준비, 받아들일 분위기기록 2016. 12. 13. 13:12
#1.방금 밥을 먹고 커피 한 잔하러 스타벅스에 들어서는데어떤 아주머니가 계산대 앞에 유리잔을 패대기치고 있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지만,아주머니가 무언가(돈)를 청하였고이를 받아들여주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상황에서, 그 아주머니는 이상한 사람 혹은 미친 사람으로 보여진다. 이 공동체(커피숍에서 여유있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과 괴리된 사람 marginada...이런 모습이 예수님이 아니셨을까..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다는 복음말씀이 떠오른다...받아들이려 하지 않은것이기 이전에받아들일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남루한 사람이 궁궐에 들어가서 느끼게 될 괴리감 같은, 차가운 장막이 여기에 있다. 내 마음 속에도 있다. #2.대림시기에 묵상하는 '기다림' 그리고 '받아들일 준비'라는 주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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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65 부끄러움기록 2016. 11. 8. 23:57
복사단 모임 때 마셨던 주스가 조금 남았다. 어찌할까..버릴까..생각하고 있었는데복사단 아이들이 공소 옆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자고 했다. 솔.직.히.부끄럽게도 '이까짓 주스 버리면 될텐데' 하고 생각했다.그냥 물에 주스가루 태운 것이라 누구 주기에도 좀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밖에 안 되보이던 그 주스는 10잔이 넘게 나왔고 축구 하던 그 친구들은 목을 축일 수 있었다. 일어나지 않을 수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돈 값어치 얼마 안한다는 생각, 나누어주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이 행동을 막아섰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하지만 귀 여겨 들음으로 나눔이 이루어졌다. 참 부끄럽다.그토록 돈의 악마성을 묵상하였지만 결국 나는 값어치를 매기는 내 생각에 사로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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